하승철 센코 대표
포항공대 금속재료공학, 
서울대 금속공학 석사·재료공학 박사,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근무, 
전 하이닉스 반도체 연구원 근무 사진 센코
하승철 센코 대표
포항공대 금속재료공학, 서울대 금속공학 석사·재료공학 박사,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근무, 전 하이닉스 반도체 연구원 근무 사진 센코

“이곳에서 하루에 5000개가 넘는 가스 검지기가 생산돼 세계 50개국에 있는 고객사에 판매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향후 판매처를 더 늘려 5년 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늘려볼 생각이다.”

하승철 센코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2004년 설립된 센코는 국내 최초로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와 가스 검지기를 개발한 업체다. 자체 개발한 센서를 완성품인 가스 검지기 형태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정유업부터 제철업, 조선업, 반도체 사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약 950곳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하 대표는 센코 창업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가스 센서와 전자코(냄새로 성분을 파악하는 전자 기기)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연구 이력은 회사 설립 2년 만에 첫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창업하게 된 계기는.
“이전까지 영국·일본 같은 선진국이 가스 검지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한국에선 고가에 수입 제품을 쓸 수밖에 없었다. 창업을 하기 전 ETRI에서 가스 센서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 당시 일본 학회를 방문했는데 온천 지역에 가스 발생으로 일반인들도 가스 검지기를 사용하는 것을 봤다. 이처럼 꼭 필요한 제품인데 우리나라에만 없다는 사실에 문제를 느껴 창업하게 됐다.”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는 어떤 장비인가.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해주는 가스 검지기의 필수 부품이다. 가스가 센서에 닿을 때 전극에서 방출된 이온이 액체 전해질을 통해 다른 전극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한 전류의 양을 기반으로 가스의 양과 농도를 측정하게 된다. 가스 유무만을 판단하는 반도체식 센서나 감지 가능한 가스 종류가 한정적인 광학식 센서보다 사용 폭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센코 가스 센서만의 차별점은.
“응용 시장별로 최적화된 센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정유 분야에서는 액체 전해질이 마르지 않아 고온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스 센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특정 간섭 물질에 의한 오작동을 배제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환경 시장에서는 낮은 가스 농도를 보다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가스 센서 불모지인 한국에서 고객사 확보가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구했나.
“고객사를 잡기 위해 국제 전시회에 참석했을 때 우리 부스에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거의 없었다. 알다시피 한국이 가스 센서 분야에서 불모지기도 한 데다가 창업 초기라 인지도까지 낮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방문객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제품의 장점을 계속 어필했다. 당시 합리적인 가격에 타사 대비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약속했다. 실제로 센코의 가스 센서(황화수소 기준) 가격은 10만원 상당인데, 이는 일본이나 영국 업체보다 30%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지난 5년간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NPC) 등을 비롯한 거대 해외 고객사와 수주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초창기에는 조선소나 정유사에 공급을 많이 했다. 보통 산업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해가스가 황화수소와 일산화탄소인데 조선소와 정유사는 공정 특성상 이 가스가 많이 발생한다. 두 업종의 업체부터 우선 공략해 판매율을 늘렸고 이때 얻은 수익으로 다른 가스를 감지할 수 있는 기기도 개발했다. 지금은 가스 80종에 대한 검지기를 모두 완성했다.”

대표적인 고객사를 예로 든다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까지 고객사로 확보했다. 다양한 종류의 가스가 발생하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는 여러 종류의 검지기가 필요한데 지난 10년간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쌓아왔기에 공급이 가능했다. 영국의 크로우콘을 포함한 몇몇 글로벌 기업에는 우리 회사 제품을 제조자개발생산(ODM) 형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가스 검지기 특성상 대부분의 판매는 국내외 대리점을 통해서 판매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나 아부다비 국영 가스를 포함한 가스 회사들에 주로 가스 검지기를 공급하고 있다.”

가스 검지기 개발 과정에서는 어려운 점이 없었나.
“일단 다른 제품도 그렇겠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게 참 어려웠다. 제품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시장에서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판매를 위해 국제 인증을 따내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가스 검지기의 법적 기준이 국가마다 달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여러 개의 인증을 모두 취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판매하려면 미국보험협회안전시험소인증(UL)을, 캐나다에 판매하려면 캐나다표준협회인증(CSA)을, 유럽 판매를 위해선 유럽방폭인증(ATEX)을 받아야 하는 식이다. 한 개의 인증을 얻기 위해 1억~2억원 상당의 큰 비용과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창사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인증 획득에 썼다. 현재는 8종이 넘는 글로벌 인증 취득을 마쳐 수출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초소형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도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스 센서는 향후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가전 등의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 보고 있다. 소형 기기에 적용될 가스 센서에 대한 시장의 니즈는 이미 있었지만, 이러한 분야에 적합한 가스 센서가 존재하지 않아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에 생길 시장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 다른 형태의 가스 센서, 즉 초소형인데도 구동 회로가 탑재된 형태의 새로운 가스 센서를 만들게 됐다. 직경 5㎜ 수준으로 크기가 작은 만큼 소형 기기에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한국화학연구원, 서울대, 카이스트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작년 실적 호조의 주요인이 있다면.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39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3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가스 검지기의 판매 증가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는데, 특히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가스 안전 기기 시장이 약 3조원 이상의 규모로 형성돼 있는데 앞으로 더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본다.”

여수, 군산, 울산 등 주요 도시 ‘스마트그린산단’ 조성 사업에 참여하는 걸로 안다.
“환경과 안전에 관련된 솔루션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악취 수준을 측정하는 기기를 공급하고 이를 데이터화해서 행정 기관에 보내는 식이다. 최근 환경보호와 안전 강화에 대한 지자체, 산업단지 등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센코는 자체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솔루션 구축 사업을 진행할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기술들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이런 국가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향후 어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인지.
“가스 센서와 검지기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 환경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다양한 시장을 공략해 5년 안에 가스 안전 기기 글로벌 시장에서 1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고자 한다.”

Company Info

회사명 센코
본사 경기 오산시
대표 하승철
설립 연도 2004년
사업 가스 센서·검지기 생산
매출 397억원(2022년)
시가총액 1007억원(2023년 3월 15일 기준)